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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기/경영

디테일의 힘

by 캡틴작가 2023.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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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미생을 기억하시나요? 벌써 9년 전 드라마이지만,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소 과장된 면이 있지만, 직장인들의 애환을 나름 현실적으로 담았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미생의 여러 장면들 중, 장그래의 동료가 서류 하나를 회사 로비에 흘리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그걸 최 전무(진행시켜)가 발견하고, 오 과장을 엄청 꾸짖습니다(물론 최 전무가 오 과장 부하인 장그래가 한 행동으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왜 서류 하나 흘린 걸로 왜 그렇게 꾸짖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꾸짖어야 합니다. 서류 하나로 유출된 대외비 정보가 회사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최 전무는 참된(?) 리더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디테일을 챙겼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실수가 쌓여 회사가 망하고, 재해가 발생합니다. 디테일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중국의 한 기업인도 디테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이를 설파하고 다닙니다. 그 기업인의 이름은 왕중추(汪中求). 홍콩의 유수 기업에서 일하며 말단 사원부터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그는 여러 기업과 인물의 사례를 들어 디테일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하여 책으로 엮어냈습니다. 바로 오늘의 추천 도서인 '디테일의 힘'입니다.

 

 

 해당 도서는 디테일을 왜 챙겨야 하는지 궁금한 분들, 디테일의 위력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 그리고 기업 관점에서 디테일을 중시해야 하는 이유를 파악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디테일을 무시한 대가


중국 저장(浙江) 성에 냉동새우를 판매하는 한 회사가, 느닷없이 유럽의 수입업체로부터 이미 공급한 제품의 수입을 거부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럽 현지 검역소가 1000톤의 냉동 새우를 검사한 결과, 항생물질의 일종인 클로람페니콜 0.2그램이 발견되었다며 통관 불허 결정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이 함량은 총수출량의 50억 분의 1이었습니다. 정말 작고 사소한 수치로 보이지만, 이 작은 수치로 인해 수출이 막힌 사건입니다. 

 

 또 하나의 사례로는 스웨덴 기업 에릭슨(ERICSSON)에서 출시한 T28 핸드폰입니다. 2001년부터 중국에서는 T28 제품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었습니다. 심지어 핸드폰 판매원까지 타사 제품을 권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에릭슨은 대처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중국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공론화시켰고, 에릭슨은 중국 시장에서 당연히 도태되었습니다. 불만 하나하나가 모이면 그 이처럼 기업 하나를 퇴출시킬 만큼 무섭습니다.

 

 

디테일의 위력


 앞선 사례들과 반대로 디테일을 챙겨 더 진일보한 기업도 있습니다. 바로 삼성입니다. 1995년 삼성전자 경북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선 하나의 이벤트가 벌어졌습니다. 바로 '애니콜 화형식'입니다. 무려 500억 원치의 휴대폰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이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였습니다. 당시 앞서나가던 모토로라를 무리하게 따라잡으려다 불량률이 11.8%까지 치솟았고, 이를 본 이 회장이 격노했다고 합니다. 이를 본 직원들은 '품질확보'라는 머리띠를 두르고서 화형식을 지켜봤다고 합니다. 고객 불만의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던 창업주의 정신이 지금의 갤럭시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디테일 덕분에 사람의 인생이 바뀐 경우도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로 역사에 기록된 유리 가가린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명의 지원자들 중 그가 뽑혔던 이유는 어찌 보면 사소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주비행사 선발 1주일 전, 지원자들은 비행선 보스토크 1호에 직접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모든 지원자들은 신발을 신은 채로 우주선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가가린만 신발을 벗고 탑승했습니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우주선을 아끼는 가가린의 행동을 한 설계사가 지켜보았습니다. 가가린의 세심함은 설계사의 호감을 샀고, 결국 그가 최종 선발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물론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운이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평소 몸에 배인 디테일을 챙기는 습관도 실력이겠죠!

 

 

기업에게 디테일이 필수인 시대


 미국 아칸소 주 벤턴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시작하여, 미국 50개 주 및 전 세계로 뻗어나간 기업이 있습니다. 경제계 최고 신화이자 미국의 유통시장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친 월마트(Walmart)입니다. 창업주인 샘 월튼(Sam Walton) 또한 전설적인 경영자로 손꼽힙니다. 이러한 월마트의 성공 전략에는 군데군데 디테일이 숨어있습니다.

 우선 창업 초기에 인구가 5000명 이상이 지역에는 매장을 열지 않았습니다. 작은 마을의 상권을 확실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도에 색칠해 가듯 주변 마을들의 상권들을 장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초기부터 철저한 타겟팅이 잘 이루어졌습니다.

 또 하나의 디테일은 일찍부터 데이터 중심 경영을 펼쳤다는 것입니다. 월마트 모든 매장에 위성 송수신기를 설치하여 고객의 나이, 주소, 구매 브랜드 등의 데이터를 모두 기록했습니다. 이를 정보분석시스템에 전송하여 배송센터관리, 재무관리, 제품관리 그리고 직원서비스관리 등을 통합적으로 관리했습니다. 지금도 데이터 중심 경영을 하지 않는 회사들이 존재하는 걸 보면, 굉장히 앞서나간 경영철학입니다.

 

 월마트와 같은 데이터 중심 경영은 지금도 경영 트렌드로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나아가 요즘 기업의 채용 공고를 보면 'CX 매니저'라는 포지션이 자주 보입니다. 경쟁 업체 간 기술력이 비등해진 상황에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으려면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이 좋아야 합니다. 이걸 간파한 기업들은 단순한 CS(Customer Service)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고객경험을 전반적으로 챙겨서, 고객이 이탈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있습니다. 고객 경험도 디테일을 챙기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사소한 이슈로도 고객들은 이탈할 수 있으니까요. 앞선 기업들은 고객 경험에서의 디테일을 무시했었고, 그 후폭풍은 컸습니다. 디테일을 챙기지 않는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뒤쳐지는 시대입니다.

 

 


 경영이라 하면 '거시적인 안목' 등의 키워드가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에 사로잡혀 있다면 2023년에는 다소 힘들 수 있습니다. 기술발전을 바탕으로 좋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보다 차별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차별화를 위해선 디테일을 챙기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거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인드는 사업을 바로 접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 단위로도 디테일을 챙길 수 있어야 인정을 받고, 커리어를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전체주의 성격이 강한 중국에서 이런 디테일을 강조하는 서적이 있을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디테일의 중요성을 책으로까지 써낼 정도의 경영자라면, 세계 어디에서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다시 새삼 깨달았습니다. 디테일을 챙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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